漢詩 I

적벽부 (赤壁賦)- 蘇東坡(소동파)

코알라 아빠 2020. 11. 17. 18:02

적벽부 (赤壁賦)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부흥. 

 

임술년 가을, 칠월 보름 다음날(음력 7월 16일),

소동파(소자)는 손님과 더불어 적벽 아래 배를 띄어놓고 놀았다.

맑은 바람이 서서히 불었으나 물결은 일지 않았다.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거주속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술을 들어 손님에게 권하고

밝은 달에 관한 시를 읊고 (詩經 陣風에 있는 月出 編)

요조의 장을 노래했다. (詩經 國風 周南에 있는 關雎 篇)

조금 있자 달이 동산 위에 떠올라 북두와 견우성 사이를 지난다.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백로횡강, 수광접천.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흰 이슬이 강을 가로질러 있고, 물빛이 하늘과 맞닿았다.

 

갈대와 같은 조각배를 제 가는 데로 맡겨 두고 끝없이 넓은 강 위를 노닐었다.

浩浩乎如 憑虛御風, 而不知所止, 飄飄乎如 遺世獨立, 羽化而登仙.

호호호여 빙허어풍, 이부지소지, 표표호여 유세독립, 우화이등선.

넓고 넓어서 허공 바람을 타고, 그 멈추는 곳을 모른다.

하늘하늘 세상을 버리고 나 홀로 서서,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오르는 듯하였다.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歌曰,

어시, 음주 낙심, 구현이가지, 가왈,

이에, 술을 마시고 즐거움이 더욱 깊어져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였다. 노래인즉,

桂櫂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객유취동소자, 의가이화지.

 

“계수나무 돛대에 목란 상앗대를 저으며 맑은 달을 부수며 물빛 거슬러 올라간다.

아득히 나는 생각에 잠기며, 하늘 저 끝 미인을 그리노라.”

손님 중에 피리를 부는 사람이 있어 가락에 맞춰 화답했다.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餘音嫋嫋, 不絶如縷.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여음뇨뇨, 부절여루.

그런데 그 소리가 슬프고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하고,

슬피 우는 듯 하소연하는 듯, 여운이 요요(嫋嫋)하여 실처럼 끊이지 않고,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깊은 골짜기에 용이 춤추는 듯 하고 외로운 배의 과부를 슬피 울리는 듯 하였다.

 

蘇子憔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소자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나 소동파(소자)가 초연하여 옷깃을 여미고 똑바로 앉아 객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그리 슬퍼하십니까?'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객이 답하기를, '닭이 밝고 별이 빛나니, 까마귀와 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것은 조맹덕(조조)의 시가 아닙니까?'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相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히어 숲이 울창합니다.

이곳이 바로 조맹덕이 주유에게 고난을 겪었던 그 곳이 아닙니까?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而東也 舳艫千里 旌旗蔽空.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당시 조맹덕이 마침내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순탄하게 흘러 동쪽으로 오는데

뱃꼬리와 뱃머리가 이어진 것이 천리에 이르고 군대의 깃발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그는 술잔을 걸러 들고 강가에 서서 긴 창을 뱃전에 걸쳐 놓고 시를 지으니

진실로 일세의 영웅이었으나 영웅이었던 그가 지금은 어디에 있습니까!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鰕而友麋鹿, 駕一葉之扁舟, 擧匏樽以相屬,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속,

하물며 나와 당신은 겨우 강과 산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고기와 새우, 사슴과 친구가 되는 범인으로

일엽편주나 타고 표주박으로 만든 술잔을 들고 서로 권하며

寄蜉蝤於天地, 渺滄海之一粟.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천지에 맡기고 푸른 바다의 한 좁쌀처럼 살고 있는

한 작은 존재가 아닙니까!

그러하니 내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이 장강이 끝없이 흘러가는 것을 부러워합니다.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부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선녀와 함께 자유롭게 놀며, 밝은 달을 안고 길이 영원토록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

결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여음에 의지하여 슬픈 바람에 날린 것입니다.'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나 소동파가 말하길,'나그네께서는 또한 물과 달을 아십니까?

물이 흘러가는 것은 이와 같으나 영원히 가버린 적은 없습니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도 저렇듯 끝내 없어지거나 더 자라지 않습니다.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대개 그 변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볼 것 같으면,

천지란 한순간도 그대로 있지 못하는 것이고

그 변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모든 물질과 나도 모두 다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무엇을 부러워하겠습니까?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무릇 천지 사이에 사물은 각각 주인이 있으니 만약 나의 소유가 아니면

비록 털끝 하나라도 취할 수 없습니다.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오직 강 위에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귀로 들어서 소리가 되고 눈으로 보아서 색을 이루는 것이라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適.

취지무금, 용지불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취하여도 막지 않고, 써도 다하지 않으니

이는 조물주의 무한한 창고여서,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바입니다.'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나그네가 기뻐 웃으며 잔을 씻어 다시 대작하니 술안주가 다 비고

잔과 접시가 마구 흩어져 있더라.

서로 베개를 삼아 골아 떨어져 버리니 동쪽이 이미 밝아오는 줄도 몰랐다.

 

             - 全文 -

 

 

천하의 명문이라 일컬어지는 적벽부는 어떤 작품인가? 호북성 황주에 유배(流配)되어 있을 때인

1102년 가을과 겨울 두 차례 황주성 적벽에서 놀다가 지은 작품으로, 적벽의 아름다운 경치와

삼국 시대의 옛 싸움터를 대비시킨데다 자연과 일체화하려는 소동파의 철학이 결부되어 유려한

표현과 함께 높은 경지를 이루고 있다. 쇠퇴해 가던 부(賦)를 서정과 사상을 겸비한 문장 양식

으로 부활, 완성시킨 그의 대표 작품이다. 그가 놀았던 적벽은 이름만 같을 뿐 저 유명한

'적벽대전'의 그 전장(戰場)은 아니다. 설사 그렇다 한들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을 손가.

 

그가 3개월 후에 다시 이 적벽에 들러 또 한 수를

지었는데 편의상 앞서 지은 시를 '전 적벽부',

나중에 지은 시를 '후 적벽부'라 한다. 통상적으로 '적벽부'라 함은 앞서 지은 작품을 일컫는다.

 

이 글은 달관의 경지를 노래한 참으로 명문장이다. 질량불변의 법칙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얘기하고 무한히 가치로운 청풍명월을 대가 없이 즐기며 흉금을 터놓고 인생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자고 한다. 모름지기 행복을 추구하는 자라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유유자적할 일이지 영웅

호걸도 덧없이 사라지거늘 성공에 이르지 못한 범인(凡人)이라고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비탄해

할 일이 결코 아니라는 도가적 사상이 응축된 시다.

제가 이전에 소개해 올린 적이 있는 미당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 주제 또는 이 시의 철학과 거의

일치한다. 멋드러진 대(對)와 운(韻)을 사용, 누구나 느끼는 바(보편성)를 적절히 표현한 이 시는

역설적으로 인간은 영원한 존재임을 갈파한, 가히 신선의 경지에 이른 명문장으로 서양에서도

'세계시선'에 꼭 들어가는 글이다. 후적벽부보다는 전 적벽부가 아무래도 격이 높다는 평가다.

 

 

■ 蘇軾(1036 ~1101).

북송 때 문인. 호는 동파(東坡).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그의 호를 사용한다. 동파거사(東坡居士).

대문호이자 정치가로 경학, 서예, 그림, 요리에도 조예가 깊어서 생전에 커다란 명성을 얻었다.

 

 

四川省 미산(眉山) 출생. 이름 식(軾). 소순의 아들이자 소철의 형으로 대소(大蘇)라고 불린다.

이른바 ‘삼소’가 그들이다. 모두 당송팔대가에 드니 대단한 문벌이다. 송나라 제1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사람이다. 22세 때 진사에 급제했는데, 과거시험

주관자였던 구양수가,“이 늙은이는 이제 이 젊은이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수 없소.”라고 극찬

했단다. 첫 관직에 부임차 섬서성으로 가던 중 세속적인 것의 무상성과 무가치성에 대해 읊은

'和子由沔池懷舊'라는 시에서 ‘설니홍조(雪泥鴻爪)’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될 정도였다니...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신법'을 주창한 왕안석과 대립하여 좌천되고, 필화 사건으로 투옥,

황주로 좌천되어 세운 서재 이름을 따서 동파거사라는 이름을 썼고, 이 무렵 '적벽부'를 지었다.

 

천성이 자유인 기질이어서 신법을 싫어하여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

라고 어느 글에 썼던 이 구절이 필화사건을 불러일으켜 나이 44세 그는 지금의 호북성에 있는

황주로 유배되었다. 였다. 세속적인 일에 초연할 수 있게 하는 불가와 도가적(道家的) 가치관

덕분에 초연한 태도로 4년의 유배생활을 보내는 동안 그의 사상은 한층 원숙해지고, 왕성한

문학 활동이 이루어졌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모두 유명한 관광지에서의 유배생활이 많은

걸작의 탄생 배경인 셈이다. 이는 조선조 중기 때의 상황과 쏙 빼닮았다. 송강 정철과 고산

윤선도를 비롯한 대다수 사대부 문인들의 활동배경과 거의 일치한다. 정철의 경우는 성격이

완전 다르지만 어찌 됐던 그도 유배생활 중에 많은 작품을 남겼던 건 사실이다.

 

50세가 되던 해, 4년여의 유배에서 풀려난 동파는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의 대관(大官)을 역임

하였다. 이후 정쟁으로 몇 차례 더 귀양살이를 하던 중 외지 사람이 살기 힘든 열대지방인

지금의 해남성 담주(해남도[海南島])에서 7년의 귀양살이를 마치고 귀경 중 江蘇省 常州에서

사망하였다. 66살 되던 1101년의 일이다.

 

그는 詩文書畵에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며 좌담(座談)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어 많은 문인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당시(唐詩)가 서정적인데 반해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다. 그의 저서로는 '동파전집'이 있다. 그는 동파육이라는 유명한

음식도 후세에 남겨 오늘날 필수 관광상품의 하나가 되었다. 

 

후적벽부(後赤壁賦)

 

 

세속을 벗어난 도사가 되어 푸른 하늘을 나는 도사의 변신인 학과 대화를 나누며 유유히

인간의 굴레를 벗어나는 도가적 사상이 주제인 이 작품 또한 걸작이 아닐 수 없다.

 

是歲 (시세) 이 해(임술년 : 1082년))

十月之望 (시월지망) 시월 보름날밤

步自雪堂(보자설당) 글 읽는 곳인 설당(讀書堂)을 나와

將歸於臨皋 (장귀어임고)집이 있는 임고(本宅)으로 돌아올 때

二客從予 (이객종여) 두 손님과 함께

過黃泥之阪(과황니지판) 진흙길 언덕을 지나는데

霜露既降 (상로기강) 이미 서리가 내리고

木葉盡脫 (목엽진탈) 나무 잎은 이미 모두 떨어져 있었다.

 

人影在地 (인영재지) 달빛에 그림자까지 어우러져

仰見明月 (앙견명월) 위로 밝은 달 아래

顧而樂之(고이락지) 서로 돌아보며 즐겁게 놀다 

行歌相答(행가상답) 부르는 노래마다 답가로 화답터니

已而歎曰 (기이탄왈) 내 한탄하기를

有客無酒 (유객무주) 손님은 있는데 술이 없구나

有酒無肴 (유주무효) 술만 있으면 또 뭘 하나, 안주도 없으니

月白風清 (월백풍청) 달도 밝고 바람조차 맑은데

如此良夜何(여차량야하) 이 좋은 밤을 어이하면 즐길꼬?

 

今者薄暮 (금자박모) 오늘 해거름에

舉網得魚 (거망득어) 그물로 고기를 잡았는데

巨口細鱗 (거구세린) 비늘은 잘고 입은 커

狀似松江之鱸 (상사송강지로) 마치 송강의 농어를 닮았으니

顧安所得酒乎 (고안소득주호) 술이나 구해 보게나

 

歸而謀諸婦 (귀이모제부) 집에 돌아와 여보! 술 좀 없겠소?

我有斗酒 (아유두주) 술이라면 한 동이나 있지요

藏之久矣 (장지구이)보관한지 오래 되었답니다

以待子不時須 (이대자불시수)갑자기 찾으실 때를 준비했지요.

 

於是攜酒與魚 (어시휴주여어) 술과 안주를 가지고

復游於赤壁之下(부유어적벽지하)다시 적벽으로 유람하게 되었다.

江流 (강류) 흘러가는 강물은

有聲斷岸千尺(유성단안천척)천 척 깎아지른 절벽아래 부딪쳐 울고

 

山高月小 (산고월소) 높은 산에 걸린 달은 작아 보이고

水落石出 (수락석출) 조수가 빠져 바위는 솟아올랐다.

曾日月之幾何(증일월지기하) 일찌기 세월은 얼마나 흘렀던가.

而江山 (이강산) 강산이 변한 뒤엔

不可復識矣 (불가부식의) 옛 모습 다시는 알 길 없으리.

予乃攝衣而上(여내섭의이상) 나는 마침내 절벽을 오르려 옷을 걷고

覆巉巖 (복참암) 험준한 산 벽을 오른다

披蒙茸 (피몽용) 가시밭길을 헤치며

踞虎豹 (거호표) 기암괴석을 맴돌아

登虯龍 (등규룡) 규룡을 밟고 오르듯

攀栖鶻之危巢 (반서압지위소) 위태로운 매의 둥지에 매달리며

俯馮夷之幽宮 (부팽이지유궁) 절벽아래 수신의 용궁까지 굽어보아도

蓋二客(개이객) 두 손님 모두 

不能從焉(불능종언) 감히 따라오지 못하더라.

劃然長嘯 (획연장소) 어디선가 돌연히 울부짖는 소리 들리더니

草木震動 (초목진동) 초목이 크게 흔들리고

山鳴谷應(산명곡응) 산이 울고 골짜기엔 울림소리 퍼져가니

風起水湧 (풍기수용) 바람 불고 물결 들끓어 소용돌이치는데

予亦悄然而悲(여역초연이비)나 역시 초연히 슬퍼지며

肅然而恐(숙연이공) 숙연히 두려워

凜乎其不可留也(늠호기불가류야)한기가 서려 머무르지 못할러라.

反而登舟(반이등주)돌아와 배에 오른 후

放乎中流(방호중류)배는 멋대로 물 가운데 흐르게 버려두고

聽其所止而終焉 (청기소지이종언)그 소리 멈추길 기다렸노라.

時將夜半 (시장야반) 바야흐로 밤은 이미 깊어

四顧寂寥 (사고적료) 사방이 고요적막한데

適有孤鶴 (적유고학)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

橫江東來 (횡강동래) 강을 건너 동쪽에서 오는데

翅如車輪 (시여차륜) 펄럭이는 나래를 수레바퀴 돌리는 듯

元裳縞衣 (원상호의) 흰 옷에 검은 치마 차려입고

 

戛然長鳴 (알연장명) 알연히 긴소리로 울면서

掠予舟而西也(약여주이서야) 내가 탄 배를 스치듯이 서쪽으로 날아가더라.

須臾客去(수유객거) 잠시 후 객들은 모두 돌아가고

予亦就睡 (여역취수) 나 역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夢一道士 (몽일도사) 꿈에 도사 한사람이

羽衣蹁躚 (우의편선) 깃옷을 맵시 있게 차려입고

過臨皋之下(과임고지하) 내 집인 임고(臨皋) 아래로 지나면서

揖予而言 (읍여이어) 내게 읍을 하며

赤壁之遊樂乎(적벽지유락호) 적벽에 뱃놀이는 즐거웠소이까?

問其姓名 (기문성명) 누구신지요? 이름을 물어도

俛而不答 (면이부답) 그는 아래만 내려다보며 아무 대답이 없더라.

嗚呼噫嘻 (오호희희) 아~하! 반갑소이다!

我知之矣 (아지지의) 이제야 생각이 나는구려.

疇昔之夜 (주석지야) 어제 밤에

飛鳴而過我者(비명이과아자) 내 곁을 울며 날던 이가

 

非子也耶(비자야야) 바로 그대 아닙니까?

道士顧笑 (도사고소) 도사(道士)도 돌아보며 웃거늘

予亦驚寤 (여역경오) 나 역시 놀라움에 잠을 깨여

開戶視之 (개호시지) 문을 열고 내다보니

不見其處 (불견기처) 어디로 갔는가 보이지 않더라.

 

 

 

* 전적벽부와 후적벽부에 나오는 단어와 숙어 해설)

 

 

- 壬戌 / 宋 원풍5년 (서기 1082년)

- 旣望 / 음력 16일

- 赤壁 / 양자강 상류에 있는 황강현 황주의 강 언덕 이름

- 屬客 / 손님에게 (술을) 따르다.

- 明月之詩 / 詩經 陣風에 있는 月出編

- 窈窕之章 / 詩經 國風 周南에 있는 關雎篇

- 斗牛之間 / 북두성과 견우성의 중간

- 一葦 / 한 잎의 갈대. 작은 배를 가리킨다.

- 所如 / 如는 往, 去의 뜻. 가는 대로

- 凌萬頃之茫然 / 凌은 (배 같은 것을) 타고 건너가다.

萬頃은 한없이 너른 바다.

茫然은 하도 너르고 멀어서 아득한 모양을 말함.

- 浩浩乎 / 넓은 것을 뜻하는 형용사

- 憑虛御風 / 憑은 의지한다. 虛는 허공을 가리키며, 御는 乘과 같다.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타고 간다는 말은 마음이 이미 신선의 경지에

들어가고 있음을 말함. (소설가 빙허 현진건은 여기서 아호를 취함)

 

- 飄飄乎 / 가볍게 나부끼는 모습. 여기서는 몸이 두둥실 가벼이 떠오른 모양을 말함.

- 遺世獨立 / 속세를 떠나 그 어떠한 사물에도 속박되지 아니한 대자연의 경지.

- 羽化而登仙 / 몸에 날개가 돋치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

- 扣舷 / 뱃전을 치다.

- 桂棹兮蘭 / 계수나무로 만든 櫓와 난 나무로 만든 상앗대

- 空明 / 달이 물속을 환히 비친 것을 가리킴.

- 流光 / 달빛으로 물결이 반짝이는 것.

- 渺渺 / 아득히 먼 모양

- 予懷 / 자기가 품고 있는 회포

- 美人 / 평소에 사모하여 잊지 못하는 사람. 임금이나 君子를 비유한 것

- 天一方 / 하늘 저 한 쪽.

- 洞簫 / 퉁소 악기 이름

- 嗚嗚然 / 구슬픈 소리의 형용.

- 嫋嫋 / 실같이 가늘고 긴 것을 표현한 형용사. 가냘프고 길게 이어지다.

- 幽壑 / 깊은 골짜기

- 潛蛟 / 숨어 있는 蛟龍 교룡-뿔 없는 용

- 孤舟之釐婦 / 孤舟(고주)는 외로운 작은 배, 釐婦(이부)는 과부.

즉, 의지할 곳 없어 작은 배로 집을 삼고 외로이 지내는 과부를 말한다.

- 愀然 / 감상에 젖어 얼굴색이 변한 모습. 애처로운 얼굴빛

- 危坐 / 몸을 엉거주춤 불편한 자세.

- 月明星稀 烏鵲南飛 / 曹操가 지은 短歌行이라는 詩의 일절.

- 夏口 / 지명 지금의 湖北省 漢口.

- 武昌 / 지명 지금의 湖北省 무창.

- 鬱乎 / 초목이 빽빽하게 들어서 무성한 모양.

- 孟德之困於周郞(맹덕지곤어주랑) 맹덕은 조조의 자(字).

주랑은 주유(周喩). 적벽대전에 조조가 주유에게 크게 패한 것을 말함.

- 舳艫千里/ 축(舳)은 배의 뒤쪽(船尾), 로(艫)는 배의 앞머리(船頭). 배가 천리를 잇닿아 있다는 뜻.

- 旌旗 / 軍에서 쓰는 여러 가지 기

- 釃酒 / 술을 거르다. 따르다.

- 橫槊 / 槊(삭)은 여덟 자나 되는 긴 창. 창을 가로 놓다.

- 漁樵 / 고기 잡고 나무 하는 일.

- 江渚 / 강 가.

- 蝦 / 새우.

- 麋鹿 / 큰 고라니와 사슴.

- 匏樽 / 표주박 술잔.

- 相屬 / 主客이 서로 술을 권하는 일.

- 蜉蝣 / 하루살이.

- 須臾 / 잠깐 동안, 눈 깜짝할 사이.

- 遨遊(오유)/ 멀리 가서 놀다. 밖에 나와 자유롭게 노니는 것.

- 驟 / 갑자기, 별안간.

- 遺響 / 퉁소 소리의 餘韻.

- 逝者如斯 / 공자가 한 말. 흐르는 물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흐른다는 뜻.

- 未嘗往也 / 돌아온 일이 없다.

- 盈虛 / 곧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

- 自其變者而觀之 ~ / 우주 만물을 변화와 동적(動的)인 개념으로 본다면 어느 것 하나

그대로인 것이 없고, 불변(不變)의 개념으로 본다면 천지만물은 오직 하나의 근원이라,

나고 죽음이 따로 없으니, 그 생명 또한 무한(無限)하여 다함이 없다.

 

- 取之 / 맑은 바람을 쏘이고 밝은 달을 보는 것.

- 造物者 / 조물주(造物主).

- 無盡藏 / 한 없이 있는 보물, 써도 다함이 없는 한정 없이 많은 것.

- 肴核 / 효(肴)는 어육(魚肉)으로 만든 안주요, 핵(核)은 과실(果實)의 안주임. (술 안주)

- 杯盤 / 잔과 접시

- 狼藉 / 어지럽게 흩어지다.

- 枕籍 / 베개 삼아 베고 눕고, 깔고 앉다.

- 白 / 하얗게 날이 새는 것

 

 

 

(후 적벽부)

 

- 雪堂 / 蘇東坡가 황주에 머물며 글을 읽던 초당. 사방 벽에 설경을 그려 넣고 항상 설경을

감상하면서 초당의 이름을 <東坡雪堂>이라 불렀다함.

 

- 臨皋 / 東坡가 처음 황주에 유배 갔을 때 定惠院 禪寺에 거처를 정했으나 그 뒤 옮긴 강변의 거처. 

- 二客 / 당시 蘇東坡의 벗들. - 薄暮 / 황혼녁, 어둑어둑할 무렵.

- 松江之鱸 / 강소성 송강현에서 잡히며 아가미가 있는 극상품 농어로 신선한 맛으로 유명함.

- 謀諸婦 / 부인과 상의하다, 당시 부인 왕씨는 군미산 청성현 사람으로 소동파의 계실(繼室).

- 攝衣 / 옷자락을 걷어 올리다.

- 巉巖 / 험준한 바위

- 覆巉巖 / 험준한 산 벽을 오르다

- 披蒙茸 / (사슴뿔 같은 )가시밭을 헤치다

- 踞虎豹 / 범이나 시랑이 같이 무시무시한 괴암괴석

- 登虯龍 / 수목 우거지고 뿌리가 엉켜 마치 규룡(뿔 달린 새끼 룡)이 서린 듯한 험준한 곳을 오르다.

- 鶻 / 매, 송골매. 높은 벼랑 위 위태한 곳이 아니면 둥지를 틀지 않는다.

- 栖鶻之危巢 / 매 둥지 같은 위험한 곳을 오르다.

- 馮夷 / 수신(水神) 즉, 하백을 일컬음.

- 俯 / 아래로는, 머리를 숙이다, 아래를 바라보다.

- 幽宮 / 냉궁(冷宮)

- 劃然 / 돌연,

- 悄然 / 조용히, 아무 소리 없이 맑고 고요함.

- 肅然 / 근엄하여 공경스런 모습.

- 凜 / 차디찬, 쌀쌀한, 찬 바람이 나는.

- 元裳縞衣/ (元은 玄과 같은 글자) 끝자락에 검은단으로 장식한 흰 도포, 백학의 검은 꼬리를 일컬음.

- 戛然(알연)/ 쇠나 돌이 부딪쳐 울려 퍼지는 소리

- 掠 / 가볍게 스치다, 탈취하다, 약탈하다.

- 蹁躚(편선) / 멋드러진 자태, 입은 옷이 맵시 있다.

- 俛 / 머리를 숙이다(부(俯)와 같은 뜻),

- 疇昔 / 어제, 과거, 종전,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