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아리아, 월드 뮤직 가사

영화 '제5원소'와 '광란의 아리아(부드러운 속삭임이)'

코알라 아빠 2017. 6. 26. 14:04

뤽 베송 감독의 제5원소


1914년 이집트의 피라미드. 한 노교수가 피라미드 벽에 새겨진 기호와 그림을 보고 지구의 미래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밝혀낸다. 5000년마다 세상이 바뀌고 악마가 찾아오는데, 이때 물, 불, 바람, 흙을 상징

하는 네 개의 돌이 절대선과 결합해 세상을 구한다는 것. 그런데 만일 이 네 개의 요소가 악마와 결합하면

지구는 악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 외계의 현자 종족 몬도새완이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사막에 착륙

하는데... 이들은 신부에게 먼 훗날 지구에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 예언하면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네 개의 돌을 가지고 지구를 떠난다.



Il dolce suono(광란의 아리아)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


https://youtu.be/tTpzjEBUqng 죠앤 서덜랜드(Joan Sutherland) 1962

https://youtu.be/NYm7oJXVeks 나탈리 드세이(Natalie D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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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00년 후인 2259년. 지구 연방의 뉴욕시 사령부에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부가 모두 모여 있다.

지구에 거대한 행성이 다가오는 비상사태가 발생했기 때문. 스태더트 장군은 대통령에게 거대한 행성을

향해 미사일을 쏘겠다고 보고하고, 대통령은 그것을 허락하려 한다. 그런데 바로 그때 천체 현상 전문가

비트 코넬리우스 신부가 나서서 이를 말린다.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행성은 절대악인데, 공격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대통령은 스태더트 장군에게 괴행성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단행하라고 지시한다.


스태더트 장군은 행성을 향해 여러 대의 미사일을 발사한다. 하지만 신부의 말대로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행성은 강해진다. 크기가 커지고, 지구로 돌진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것이다. 행성의 크기가 두

배로 늘어나자 스태더트 장군은 당황한다. 이어 행성은 스태더트 장군 일행이 타고 있는 미사일 발사선을

삼켜버린다. 눈앞에서 참사를 목격하고서야 대통령은 코넬리우스 신부의 말에 귀 기울인다. 신부는 지금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파괴할 목적을 가지고 지구로 다가오고 있는 세력에게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48시간 안에 지구를 초토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바로 이때 몬도새완이 타고 있는 우주선이 지구

진입을 요청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대통령은 즉시 진입을 허락한다.

하지만 몬도새완들은 지구에 채 도달하기도 전에 방해꾼을 만난다. 우주 해적 맹갈로들이다. 맹갈로는

조르그라는 지구인의 부탁을 받고 몬도새완을 공격하기 위해 출동했다. 조르그는 괴행성 그 자체이기도

한 암흑의 존재의 하수인이 되는 대가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무기상이다. 조르그의 부탁을 받은 맹갈로는

몬도새완이 탄 우주선을 박살내고 만다. 모든 것이 다 먼지처럼 사라지고, 남은 것이라고는 몬도새완의

팔 한쪽뿐. 다행히 핵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 팔 한쪽에 남아 있는 유전자를 재합성해서 몬도새완을 새로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전직 연방 요원 코벤 달라스(브루스 윌리스)


재합성된 몬도새안은 뜻밖에도 여자이다. 그것도 신비한 외모를 가진 빨간 머리의 소녀. 그녀의 이름은

'리루'이다. 시험관에서 깨어난 리루는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당황한 나머지 괴성을 지르다가 시험관

유리를 깨고 탈출한다. 그때부터 경찰과 리루 사이에 추격전이 벌어진다. 경찰을 피해 뉴욕의 고층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던 리루는 달리는 공중 택시 안으로 떨어진다. 이 택시의 운전사는 전직

연방 요원 출신인 코벤 달라스이다. 코벤은 경찰에게 쫓기다가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는 리루를 구해준다.

하지만 그 후 말이 통하지 않아 애를 먹는다. 리루가 영어를 전혀 못하고, 이상한 외계 언어로만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리루는 비토 코넬리우스라는 이름을 말하는데, 이 말을 듣고 코벤은 리루를

코넬리우스 신부에게 데리고 간다. 신부는 리루의 손목에 새겨져 있는 문신을 보고 그녀가 미지의 절대선

즉, 네 개의 원소와 함께 지구를 구할 '제5원소'라고 확신한다. 몬도새완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신부는 리루로부터 지구를 절대악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돌 4개가 플로스턴 행성에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몬도새완은 지구인을 믿지 않기 때문에 플로스턴 행성에 사는 플라바라구나에게 돌을 맡겼다는 것이다.

플라바라구나는 가수로 곧 행성의 파라다이스에서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리루(중앙)와 코넬리우스 신부(오른쪽)

그러는 사이 괴행성이 거의 지구와 근접한 거리까지 다가오게 되었다. 그러자 다급해진 사령부는 전직 연방 요원인 코벤에게 플로스턴 행성으로 가서 네 개의 돌을 찾아오는 임무를 맡긴다. 코벤은 리루와 함께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을 타고, 돌이 플로스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르그와 그의 일당들도 행성으로 간다.

리루에게 네 개의 돌을 전해주기로 되어 있는 플라바라구나는 오페라 가수이다. 플라바라구나는 리루에게 사람을 보내 콘서트가 끝난 다음에 돌을 전달하겠다고 전한다. 곧이어 플라바라구나가 무대에 등장해 노래를 시작한다. 객석에 앉은 코벤은 그녀의 초인적인 노래 솜씨에 감탄한다.

한편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밖에서는 맹갈로와 리루의 결투가 벌어진다. 맹갈로들은 이리저리 총질을 해대는데, 이 과정에서 무대에 있던 플라바라구나가 총에 맞는다. 심하게 부상당한 그녀는 코벤에게 네 개의 돌이 자기 몸속에 있다고 말한 후 숨을 거둔다. 플라바라구나의 몸속에서 돌을 찾아낸 코벤은 리루와 함께 지구로 돌아와 절대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는 오페라 가수 플라바라구나


[제5원소]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는 플라바라구나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여기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광란의 아리아]이다. 도니체티는 로시니,

벨리니와 함께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꼽힌다. 그는 속필의 다작가로 생전에

공연되지 않은 것까지 합쳐 일생 동안 모두 70편 이상의 오페라를 썼다. 오페라 외에 오라토리오, 종교곡,

칸타타, 피아노곡, 실내악 등도 썼으나 오페라를 제외하고는 별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 했다.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 1797 ~ 1848)는 희극과 비극에 두루 작품을 남겼다. 희극 오페라로는

[사랑의 묘약]과 [돈 파스콸레]가 유명하고, 비극 오페라로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가 유명하다. 그의

대표적인 비극 오페라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835년에 작곡한 것으로 17세기 스코틀랜드를 무대로

일어난 지방 귀족 사이의 반목과, 그 사이에서 희생된 여인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1835년경. 엔리코는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전부터 자기 누이 루치아를 아르투로라는

돈 많은 귀족과 정략결혼시키려 한다. 하지만 루치아에게는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엔리코의 정적

이기도 한 에드가르도. 에드가르도는 자기 아버지가 루치아 집안사람에 의해 살해되는 바람에 이 집안과

원수지간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루치아를 사랑하면서 그녀의 오빠인 엔리코를 만나 두 집안 간에 쌓인

원한 관계를 끝내고 화해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엔리코는 이를 거부한다.


그 후 에드가르도는 정치적 임무를 띠고 프랑스로 떠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루치아에게 계속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엔리코가 이를 가로채는 바람에 루치아는 편지를 받지 못한다. 이렇게 둘 사이를 방해

하던 엔리코는 나중에 에드가르도가 보내는 가짜 편지를 만들어 루치아에게 보여준다.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편지이다.


에드가르도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루치아는 오빠의 강요에 못 이겨 결국 아르투로와 결혼식을 올린다.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치르기 위해 침실로 올라가고, 하객들이 남아 결혼 축하연을 즐기고 있을 때,

루치아의 가정교사 라이몬도가 들어와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무거운 목소리로 연회를 멈추라고 말한다.

곧 이어 루치아가 피투성이가 된 채 나타난다. 결혼 첫날밤에 신랑을 칼로 찔러 죽인 것이다. 완전히 실성한

루치아는 환각 상태에 빠져 에드가르도와 자신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광란의 아리아]이다. 


이탈리아 낭만주의 오페라의 가장 전형적인 예로 찬사를 받은 작품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원작은 스코틀랜드의 소설가이며 시인인 월터 스코트(Walter Scott,1771-1832)의

소설 [람머무어의 신부The Bride of Lam mermoor]이다. 캄마라노(Salvatore Cammarano)가 대본을 쓰고,

이탈리아의 낭만파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도니제티가 작곡하였다. 이 작품은 그의 오페라 세리아

부문에서 최고의 작품일 뿐 아니라 이탈리아 낭만주의 오페라의 가장 전형적인 예의 하나로 역사적으로도

또 인기 면에서도 언제나 최대의 찬사를 받아온 작품이다.


도니제티 하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작품이 [돈 파스콸레], [사랑의 묘약]등의 희극이지만, 이런 오페라를

늘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각기의 집안이 적대관계에 있으나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불행한 사랑을 시종()

어두운 음악으로 그려낸 이 오페라가 설마 같은 작가의 손으로 작곡되었다고는 믿기 어렵다. 그러나 몇 번

인가 계속 되풀이해서 듣고 있으면 이들 오페라의 밑바닥에는 역시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도니제티는 음악으로 따뜻한 인간성을 애써 표현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가 이 오페라의 두 주인공

처럼 불행하면서도 매우 따듯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여러 문헌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러한

인간이 만든 것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본성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람머무어의 신부]는 도니제티 이전에 최소 3명의 작곡가가 오페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뛰어나게

유명하며 예나 지금이나 도니제티의 오페라 세리아 중 공연 횟수가 많은 것이 이 길고 장엄한 ‘광란의 장면’

으로 유명한 [람메르모르의 루치아(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이다. 17세기 스코틀랜드의 실화에 의거한 작품

이며 정략결혼이 여주인공을 파멸할 뿐 아니라 그 결혼상대와 진짜 애인까지 휩쓸고 가는 비극이 엽기적

()인 스코틀랜드의 풍물을 배경으로 하여 진행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루치아 ‘광란의 장면’ - 도니제티, 람메르모어의 루치아 (내 마음의 아리아)



[네이버 지식백과] 루치아 ‘광란의 장면’ - 도니제티, 람메르모어의 루치아 (내 마음의 아리아)


 



루치아가 결혼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후 환각 상태에서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


광란의 장면은 루치아 역을 맡은 소프라노에게 초인적인 기교와 에너지를 요구한다. 20분가량 되는 긴 시간

동안 소프라노 혼자 실성한 연기를 하면서, 기교적으로 엄청나게 어려운 아리아를 불러야 한다. 가수에게는

살인적인 대목이지만 청중들에게는 가수의 초인적인 가창력과 기교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기도 하다.


도니체티가 활동하던 시대는 이탈리아에서 오페라의 명가수가 크게 인기를 누리던 시절. 당시 청중들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화려한 기교를 지닌 명가수에게 열광했다. 바로 이런 시대에 도니체티는 가수의 기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오페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화성을 만들어내는

기량이나 관현악법 기술이 그다지 뛰어난 작곡가는 아니었지만 이런 미숙함은 성악 기교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리아를 통해 충분히 상쇄된다.


[광란의 아리아]는 대표적인 벨 칸토(bel canto) 아리아이다. 벨 칸토란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이며, 벨 칸토 창법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이 말을 단순히

노래는 당연히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시큰둥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오페라는 음악인 동시에 드라마이기도 하다기 때문에 따라서 가수는 극적 상황이나 배역의 성격에 따라 이에

적합한 목소리를 구사해야 한다.


하지만 벨 칸토 창법에서는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보다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기교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다. 그냥 우아하고 서정적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서커스단의 곡예사가 고난도의 묘기를 연기하듯 가수가 구사할 수 있는 기교의 극한을 보여주는 것이다.

명가수 전성시대였던 19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식의 오페라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 당시 관객들은

오페라의 극적 긴장감이나 통일성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단지 가수들이 들려주는 화려한 아리아를

즐기기 위해 극장에 갔다.


마리아 칼라스, 벨칸토를 대표하는 가수


[광란의 아리아]에서 소프라노는 플루트와 이중주를 한다. 목소리를 악기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는 ‘벨칸토란 목소리를 악기처럼 최대한도로 활용하고 제어하는 기법’이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벨칸토 창법은 엄청난 연구와 노력, 훈련을 필요로 한다. 고난도의 아리아를 자유

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발성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듣는 사람에게는 그

노력의 흔적을 보여서는 안 된다. 마치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듯 자연스럽게

불러야 한다.


극적인 측면에서 볼 때, 광란의 장면은 결코 아름답게 그려질 수 없는 장면이다.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신부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노래를 부른다? 이런 상황에는 당연히 기괴하고 히스테릭한 목소리가 어울

린다. 하지만 도니체티는 신랑을 죽인 루치아에게 더없이 아름다운 선율과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아리아를 부르게 했다.


[제5원소]의 파라다이스 무대에서 플라바라구나가 부른 [광란의 아리아]는 그야말로 ‘벨 칸토’이다.

알바니아 출신의 소프라노 인바 물라 차코가 불렀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들어본 [광란의 아리아]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녀가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에서는 루치아의 광기를 찾아

볼 수 없다. 목소리의 아름다움이 모든 가치를 능가하는 벨 칸토의 이상만이 별처럼 빛나고 있을 뿐 그

아름다움이 매우 신비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먼 외계의 파라다이스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Maria Callas "Il dolce suono(부드러운 속삭임이)' Lucia di Lammermoor 1952




(루치아)

그의 부드러운 속삭임이 내 마음에 울렸습니다!
아, 그 목소리는 가슴에 스며들었습니다!
에드가르도! 나는 당신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의 적에게서 도망쳐 왔습니다....
한기()가 가슴 속을 기어 다닙니다...
온몸이 떨립니다!...
다리가 허둥거리고... 연못가에
잠시 저와 함께 앉아 주세요...
아, 두려운 유령이 나타나 우리를 갈라놓습니다!
아, 아! 에드가르도, 에드가르도!
아! 유령이, 저 유령이 나타나 우리를 갈라놓습니다!
여기 숨읍시다, 에드가르도, 이 제단() 밑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오묘한 음악이...
들리지 않습니까? 아, 혼례의 찬송가가!
식의 준비는 우리를 위한 것...오 행복한 날이여,
이렇게 큰 기쁨을 뭐라고 말할까!
향을 피우고...신성한 광솔불이
둘레를 비추고! 이제 사제님이 오셨습니다!...
오른 손을 내 밀라! ...오 얼마나 행복한 날인가!...
드디어 나는 당신의 것, 당신은 나의 것!
하느님이 맺어주셨어요...
모든 기쁨을 당신과 나누면 더욱 기쁩니다...
우리 생애()에 하느님이
자비로운 미소를 보내실 겁니다!

(라이몬디, 노르만노, 합창)

저렇듯 무서운 모습이 된 그녀에게
하느님, 연민()을 베푸소서.

(루치아)

이 세상의 껍질만 남은 내 몸에
괴로운 눈물을 부어 주십시오,
그 동안에 나는 저 하늘나라에서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다만 당신이 왔을 때에만
하늘은 내게 아름다워질 겁니다!

(라이몬도, 합창)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구나!

(엔리코)

뉘우치는 나머지 나는
쓴 눈물의 나날을 보내리라!



※ 이 노래가 불려지는 배경


정신 이상이 생긴 루치아가 뜻대로 에드가르도와 결혼했다고 착각하고 그의 환영()과 이야기하는,

약 17분간에 걸쳐 홀로 연기하며 훌르트(풀루투, flute)와 대화하듯이 노래하는 대곡. 수많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아리아 중에서도 어렵기 그지없는 난곡()이며 화려한 초절기교를 요구하는 노래이다.

가사 중 “Ardon gl'incensi....Splendono"(향을 피우고....신성한 광솔불이) 이하에서 에드가르도와의

결혼식을 환상 속에 보는 루치아에 대해 라이몬도를 비롯한 응접실에 모여 있던 축하객들은 차마 보기

딱하여 동정의 목소리를 내뱉는다. 이 때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오빠 엔리코가 돌아와 후회를 하는데,

이는 다음날 에드가르도와 결투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온 에드가르도의 아름다운 아리아로 노래불려지고,

루치아를 따라 자살하는 휘날레(피날레)의 복선[]이 된다. 루치아는 이어 ”Spargi d'amaro pianto

il mio terrestre velo"(이 세상에 껍질만 남은 내 몸에 괴로운 눈물을 부어 주십시오) 하고 노래를 한다.

가사는 되풀이하여 장식()을 더 하며 눈부신 고음()을 과시한다. 여기서도 콜로라투라의 기술이

월등할수록 인간의 극한을 뛰어넘은 가엾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