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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철학과 그 학파 [ Stoicism ]

코알라 아빠 2016. 10. 5. 13:50



우리가 서양 철학을 접할 때 맨 처음 그리스철학을 효시로 삼는다. 기원전 3세기 제논에서

시작되어 기원후 2세기까지 이어진 그리스 로마 철학의 한 학파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그리스 로마 철학을 대표하는 주요 학파이다. 헬레니즘 문화에서 탄생해 절충적인 모습을

보이며, 유물론과 범신론적 관점에서 금욕과 평정을 행하는 현자를 최고의 선으로 보았다.



역사


스토아 철학은 알렉산더 제국과 헬레니즘 문화의 확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어린 시절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은 마케도니아

왕위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영토 확장에 나섰다. 알렉산더 제국은 곧 마케도니아와 시리아,

페니키아,그리스,이집트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의 대제국이다. 많은 물자와 사람들이 제국의

동서를 오가면서 수많은 사상이 교류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리스와 동방의 문화가 융합된

헬레니즘(Hellenism)이 탄생했다. 그러나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 이후 제국은 급격하게 쇠퇴

하였으나 헬레니즘은 계속해서 발전했다. 헬레니즘은 철학에도 영향을 끼쳐 기존 그리스의

철학에 비해 보다 절충적이고 화합을 모색하는 경향이 강한 다양한 사상들이 생겨났다.

스토아학파는 그 가운데서도 당대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학파였다. 

1)초기
창시자는 스토아학파의 제논으로 불리는 키티온의 제논(Zeno of Citium)이다. 그의 고향인

키티온(Citium)은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 섬에 형성된 그리스민 도시로 헬레니즘 문화와 함께

상업이 번성한 곳이었다. 무역선을 타고 아테네로 들어온 제논은 학파가 다른 여러 스승들로

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철학사상을 세웠다. 스토아학파의 명칭도 제논이

철학 강의를 했던 아테네의 공공건물 스토아 포이킬레(Stoa poikile)에서 유래했다. 그 이후

제논의 스토아 철학은 제자 클레안테스에게로 이어졌다. 제2의 스토아학파 창시자로 불리는

크리시포스(Chrysippus of Soli)는 두 스승의 철학을 정리하여 크게 발전시켰다.

2)중기
스토아철학은 BC 2세기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중기 스토아학파로 분류되는 파네티우스

와 포시도니우스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이들은 유물론적 경향의 초기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이 수용하기를 꺼렸던 플라톤 철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포시도니우스는

영혼이 신체와 함께 소멸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3)후기
네로의 스승이었던 루키우스 아나에우스 세네카(Seneca), 노예 출신으로 장관의 자리까지

오른 에픽테토스(Epictetus),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손꼽히는

후기 스토아 철학자들이다. 철학적 발전을 크게 이룩하지는 않았으나 인지도와 역량이 컸으며

스토아 철학을 현실 속에서 능동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특징과 의의


스토아철학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토대를 다졌으나 주요 철학자들 대부분은 시리아나 로마 출신

이었다. 또한 헬레니즘 문화 속에서 성장한 사상이기 때문에 그리스와 비()그리스적 요소가

거의 대등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스토아철학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끌어들이면서도 이전 시기 고대 그리스 철학과는 다른 독특함을 지닌다. 스토아철학의

특징을 가장 두드러지게 파악할 수 있는 범주는 논리학, 자연학, 윤리학이다.

1) 논리학
스토아철학의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보편보다는

개별적 존재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스토아학파 역시 인식의 출발을 개별 객체의 지각(경험)으로

파악했다. 즉 갓 태어난 인간의 영혼을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칠판이라고 본다면 경험은 그

칠판을 채워주는 내용이다. 그들은 감각으로 파악되지 않는 것은 보편적인 것에 도달할 수 없다

고 생각했다. 또한 개념은 생각의 표상이고 구체성을 갖는 현실적이고 실질적 대상은 아니라고

보았다. 스토아학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유물론 및 경험론, 감각주의로 보는 이유는 이유다.


한편, 스토아철학에 따르면 ‘판단’이란 한 가지 표상(생각)에 대해 주체가 동의하는지, 즉 표상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지의 여부이다. 또한 판단의 참, 거짓은 다시 표상의 내용이 사태와

일치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달려있다. 바로 이 점에서 스토아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정교

해진다. 양자 모두 판단에는 개념들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개념을

언어적 측면에서 파악한 것과 달리 스토아학파는 언어의 기호와 그것이 지시하는 개념, 실질적인

대상을 분리해서 인식했다.

2) 자연학
스토아철학의 논리학은 자연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스토아철학자들의 자연관을 이루는 핵심은

유물론, 법칙성, 일원론, 범신론이다. 그들은 물질만이 세상을 구성하고 존재한다고 파악하였다.

세계는 다음과 같은 법칙에 따라 순환한다. 태초에 불이 있었으며 이후 공기, 물, 흙과 같은 다른

물질들이 생겨난다. 시간이 흐른 후 우주에 큰 화재가 일어나고 다시 모든 것이 불로 변한다.

기독교적 종말과는 달리 스토아의 세계는 법칙에 따라 일정한 주기로 생성과 소멸(불로의 환원)

을 반복한다. 특히 물질세계의 근원이자 이를 움직이는 단일한 힘을 강조했는데 이는 불,로고스

(logos),영혼(pneuma),이성(nous),제우스(Zeus) 등으로 불렸다. 요컨대 스토아철학은 물질로

파악되는 세계와 이를 움직이는 신성인 힘을 일치시킨다. 이는 자연 만물과 신을 대립 관계가

아니라 하나로 보는 범신론적 종교관이기도 하다.(물질=세계=신적인 힘)

3) 윤리학
스토아철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윤리학은 세상(물질)과 신적요소(이성)의 일치성을 강조

하기 때문에 이들 학파에서 ‘자연을 따른다’는 말은 ‘신의 뜻(이성)을 따른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또한 신의 힘은 물질에 내재된 것이고 그것은 개인의 인간 내부에도 존재하므로 인간은 그 본성상

이성적 존재이고 신의 법칙성을 인식하고 따른다. 요컨대 인간의 덕, 선, 행복, 자연을 따르는 삶은

이성과 동일하다. 이성을 거스르고 감정과 충동대로 살아가는 행위는 이 모두를 해치는 일이다.

올바름을 파악하면 정념(충동, 감정)에 방해받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스토아철학에서

금욕과 평정(아파테이아, apatheia), 현자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견유학파가 가난, 노화, 예속

등 외적요건에 대한 완전한 초탈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은 스토아철학은 가족,

국가등 일부 사회적 요건들과 그에 속하는 의무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개인적평정을 넘어 폭넓은

인간애와 정의를 추구했다.

헬레니즘 문화에서 탄생한 스토아철학은 신플라톤학파를 비롯한 고대 말 철학 사상들을 자극했으며,

로마제국의 정치적 역사적 상황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했다. 스토아철학자들 일부가 기독교에 반감을

보였음에도 그들의 금욕과 인류애는 중세 기독교 세계에서도 반복적으로 회자되었다.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독교와 스토아철학과의 화합을 모색하는 ‘신스토아주의’가 등장하기도 했다.

스피노자, 칸트, 괴테와 같은 17~19세기 지식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에는 언어학과

논리학의 관점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 스토아 학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여러 학파들


이오니아학파: 주요 인물로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헤라클레이토스 등으로 이들은

출신지의 이름을 따서 밀레토스학파라고도 칭한다.


이탈리아학파: 피타고라스학파·엘레아학파 등으로, 이오니아학파와 구별하여 이탈리아학파라고 총칭.

이오니아학파는 하나의 근본 물질에서 우주론()을 전개하는 자연학적 경향을 갖는데, 이에 대해

피타고라스학파는 진실에 있는 것을 수()로 하는 수학적 경향을, 엘레아학파는 진실에 있는 것을 유

()로 하는 논리적 경향을 가져, 둘 다 그 관심은 추상적인 것을 향하고 있었다.


다원론자: 지금까지의 학자들은 자연현상의 근본물질이 하나(일원론적 자연 철학)라고 주장한데 반하여

하나와 여럿의 대립론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많은 수의 원소들이 등장한다.사랑과 미움, 엠페도클레스,

자석 속에 혼이 들어 있다, 아낙사고라스,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데모크리토스 등이다.


소피스트[ Sophist ]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그리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철학사상가이자 교사들이다.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논변술을 강조하였으며, 진리와 정의를 상대적인 기준으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