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이야기

28수 별자리 저수(宿)

코알라 아빠 2018. 12. 10. 14:08


 

28수(宿)중 세 번째 별자리인 저수(宿)는 각수(角宿), 항수(亢宿)와 함께 목기운(木氣運)을 맡아 다스리는 동방청룡 7수(宿)에 속하며, 청룡의 가슴 부위에 해당한다.

 

저수에는 11개의 별자리가 있다. 이 중에 수거성01인 저성은 말[斗]을 기울여 쌀의 분량을 재는 형상이며 4개의 별로 이루어져 저수의 특징을 대표한다. 저수는 28수를 관장하는 신명들 중에서 오한(吳漢)신명02이 관장하며 천자(天子)가 침소를 지나가는 길과 전염병을 주관한다.

 

한편, 24절후 중 저성은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 : 양력 4월 20일경)때에 동쪽에서 떠오른다. “곡우에 가뭄이 들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를 담그기 때문에 가뭄이나 비가 많이 오면 농사를 망친다 하여 걱정을 하는 때이다. 여기서 저성의 저()가 근원이나 근심하다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천문류초(天文類抄)』03에 따르면 저수에는 저성 이외에도 천유(天乳)ㆍ초요(招搖)ㆍ경하(梗河)ㆍ제석(帝席)ㆍ항지(亢池)ㆍ진거(陳車)ㆍ천폭(天輻)ㆍ기진장군(騎陳將軍)ㆍ기관(騎官)ㆍ거기(車騎) 별자리가 있다.

 

먼저 4개의 별로 이루어진 저성은 위에 있는 2개의 별을 정실부인, 아래에 있는 2개의 별을 첩이라고 여겼다. 저성이 밝으면 대신(大臣)과 후비(后妃)가 임금을 섬김에 절도를 잃지 않으나, 저성이 보이지 않거나 이동하게 되면 장차 신하가 병란을 도모하여 재앙과 난리가 생긴다고 하였다.

 

저성 옆에 있는 천유(天乳)는 검은 빛을 띈 1개의 별로 잘 보이지 않아 사람들은 그 이름조차 잘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하여 성인의 뜻이 행해질 때 내리는 감로(甘露)04를 주관하므로 별빛이 밝으면 감로를 내려 윤택하게 해준다고 믿어 귀히 여겼다. 천유의 위에 있는 초요(招搖) 또한 1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별은 무력에 관련된 별로 변방 부족의 병란을 주관하며 변색을 나타내면 병화(兵禍)가 크게 일어난다고 한다.

 

초요 옆에 있는 경하(梗河)는 3개의 별로 천모(天矛 : 황실의 창)에 해당하며 변방 부족의 병란을 주관한다. 그 밑에 제석(帝席)은 3개의 별로 이루어져 천자가 잔치하고 편히 쉬는 곳에 해당한다. 그래서 별이 보이지 않으면 천자의 자리를 잃게 된다고 여겼다. 제석의 밑에 위치한 항지(亢池)는 배의 노(櫓)에 해당하여 주로 손님을 보내고 맞이하는 일을 하므로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흉하게 된다고 여겼다.

 

저수 바로 밑에 위치한 진거(陳車)는 고대에 기마가 이끄는 병차(兵車)라는 뜻으로 3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다. 『삼재도회(三才圖會)』05에는 “진거가 보이지 않으면 병차(兵車)가 크게 활동한다”고 전한다. 그 밑에 2개의 별로 이루어진 천폭(天輻)은 천자의 수레를 뜻하는데 객성이 와서 머무르면 천자의 수레 행렬에 일이 있을 것이라 하였다. 천폭 바로 밑에 1개의 별로 이루어진 기진장군(騎陳將軍)은 기마부대의 장수를 뜻한다. 마치 장수를 보호하듯 그 주변은 총 27개의 별로 3개씩 9개의 무리를 지은 기관(騎官)이 위치하고 있다. 모습이 기사(騎士)의 형상과 같아 무운(武運)을 주관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기관의 밑에 있는 거기(車騎)는 3개의 별로 전차와 기마를 총지휘하는 장수[거기장군]를 의미한다.

 

『홍연진결(洪煙眞訣)』06에 따르면 하늘의 현상이 땅에 사는 사람살이에 영향을 준다고 믿어 땅에 별자리를 대응해 놓았는데 우리나라 땅에서 저수는 충남 및 서부 전북지역인 논산군의 연산(連山)ㆍ노성(櫓城)ㆍ은진(恩津)ㆍ대전의 진잠(鎭岑)ㆍ부여군의 임천(林川)ㆍ홍산(鴻山)ㆍ석성(石城)ㆍ서천군의 한산(韓山)ㆍ서천(舒川)ㆍ보령(保寧)ㆍ공주(公州)ㆍ청양(靑陽)에 해당한다고 한다.

 

서양의 12황도궁 중에서 전갈자리에 해당하는 28수는 저수ㆍ방수ㆍ심수ㆍ미수이다. 저수의 수거성으로 4개의 별로 이루어진 저성 중에서 1개의 별과 천칭자리(Lib)의 α 별(밝기2.6등급, 거리 66광년) ‘주벤 엘게누비(Zubenel genubi)’를 비교할 수 있다.

 

이 별은 남쪽의 집게발이란 의미도 가지고 있다. 지금의 천칭자리가 만들어지기 전 B.C. 1세기에 전갈자리라 불렸었고, 고대 로마인들이 황도상에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갈자리의 집게발을 잘라 지금의 천칭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화에 따르면 그리스 사람들은 처녀자리를 페르세포네라고 보았지만, 로마 사람들은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에아(Astraea)라고 보았다. 금의 시대, 은의 시대, 동의 시대를 걸쳐 필연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자 다른 신들은 인간에게 회의를 느껴 하늘로 떠났으나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에아는 떠나지 않았다. 싸움이 일어나면 사람들을 천칭에 올려놓고 옳고 그름을 재어 공정하게 재판을 했다. 그러나 철의 시대가 와서 타락할 때로 타락한 인간들 때문에 더 이상 지상에 있을 수 없었던 아스트라에아는 별이 되었고, 그때 사용하였던 천칭이 지금의 천칭자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서양의 점성술에서 천칭자리는 9월 23일 ~ 10월 22일에 해당된다. 이 별자리에 해당하는 사람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부드러운 성향의 평화주의자가 많다고 한다.

 

28수에 대한 전설이 담긴 『산해경』07의 「해내남경(海內南經)」편에 “저인국(人國)은 건목(建木)08의 서쪽에 있고, 저인국 사람은 사람의 얼굴에 물고기의 몸을 하고 있으며 발이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저인국의 ‘저()’는 저수(宿)와 같은 한자로 저인국 사람의 팔의 형태와 저수가 닮았다고 하는데09 서양별자리인 천칭자리를 전갈자리의 집게다리라고 전해졌던 것처럼 하나의 별자리를 팔과 앞다리의 형태로 연관시킨 점이 흥미롭다.

 

01 각 수(宿) 구역의 서쪽에 위치한 가장 밝은 별로 28수의 위치를 쉽게 찾게 하는 기준이 된다.

02 인간세상에서 중국 광무제때 전진(戰陣)이 불리해져도 두려워하지 않고 병사들을 고무(鼓舞)시켰으며, 천성적으로 일을 찾아 많은 공을 세웠기에 광무제가 총애했던 인물이다.

 

03 조선 초기의 천문학자 이순지[李純之, 1406(태종6)∼1465(세조11)]가 세종의 명에 따라 편찬한 천문학 서적.

04 천하가 태평할 때에 하늘에서 내린다고 하는 단 이슬.

05 일종의 백과사전으로서 중국 명(明)나라 때에 왕기(王圻)가 편찬한 유서(類書).

06 화담 서경덕 선생이 짓고 토정 이지함 선생이 수정한 고대 천문, 기문, 둔갑술에 대한 서적.

07 중국 선진(先秦)시대에 곽박(郭璞)이 기존의 자료를 모아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신화집이자 지리서.

08 천지의 중심인 도광(都廣)의 들에 있으며, 하늘에 닿을 만큼 큰 나무.

09 정태민, 『별자리에 숨겨진 우리역사』, 한문화, 2007, pp.250∼265.

 


                                저수에 딸린 별들의 위치.『천문류초』 참고

 


저수 배당지역

 


천칭자리

 


선악을 심판하는 정의의 천칭 형태

 


전갈자리의 집게발이었을 때의 형태

 


동양 별자리 저수(宿)와 저인국 사람의 형태

 

저수에 속한 별자리[편집]

저수에 속한 별자리들은 다음과 같다.

 

별자리

한자별 갯수위치의미
4천칭자리청룡의 가슴
천유天乳1뱀자리가로를 내리는 일
초요招搖1목동자리변방 부족의 병란을 주관
경하梗河3목동자리황실의 창
제석帝席3목동자리천자가 잔치를 여는 곳
항지亢池6목동/처녀자리떠있는 배의 노
기관騎官27이리/센타우루스자리천자를 호위하는 기사
진거陣車3이리/바다뱀자리전차
거기車騎3이리자리전차와 기마를 총지위하는 장수
천폭天輻2천칭자리천자의 수레
기진장군騎陣將軍1이리자리기마부대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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