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 뮤지컬

모찰트 '마술피리'[W. A. Mozart, Die Zauberflöte KV 620 ]

코알라 아빠 2017. 5. 17. 12:47

모찰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속에 불타오르고..." (밤의 여왕 아리아)

 

https://youtu.be/pZcaf9GfyWs

Konzertvereinigung Wiener Staatsopernchor
빈 필하모니,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https://youtu.be/h2kgxkPfD-U 조수미 버젼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이자 독일어로 작곡된 오페라“마술피리”는 우선 줄거리부터

이해하기가 무척 난해하여 혼란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선과 악,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음악적 가치와 볼거리를 찾는 흥미위주로 감상한다면 가족이 함께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동화 같은 작품이다. 마치 물위를 우아하게 떠가는 오리를 연상해야 한다고나 할까...

 

그러나 단순히 동화 같은 작품이라고 해서 가볍게 접근했다가는 큰고다치기 십상이다. 고음역의

초절기교를 자랑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만이 소화할 수 있는 난곡(難曲)을 대표하는 곡이 바로 이 

“밤의 여왕의 아리아”이다.

 

모차르트는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그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 작품인 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을 완성 초연(1791년 9월)을 지켜보고 두 달 후에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는 연극처럼 대사가

들어있는, 이른바 ‘징슈필’(Singspiel)의 최후 귀결을 나타내는 작품.

 


독일 오페라의 대명사처럼 통하는 이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유럽에서는 당시 모차르트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자유 평등 박애'라는 근대사상의 계몽성과 연계하여 숱한 해석들이 난무했다고 한다. 그러나

작품 전체의 주제는 어둠과 악을 이겨 나가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페라 “마술피리” 설명

마술피리는 제1막과 2막이 다소 모순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막에서는 밤을 지배하는 여왕이 사랑

하는 외동딸을 악마에게 빼앗긴 불쌍한 어머니로 나오고 자라스트로는 말 그대로 악한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극의 진행은 2막에 이르러 완전히 뒤바뀐다. 자라스트로는 덕망이 높은 승려이며 밤의 여왕은

딸에게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강요하는 무정한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또한 파미나를 구하러간 타미노는 엉뚱하게도 자라스트로의 성안에서 도를 닦기 시작하고 파미나는

자기를 잡아두었던 자라스 트로를 존경하게 된다. 1막 중간 정도만 보면 말 그대로 왕자가 위험에 빠진

공주를 구하고 악당을 징벌하는 내용이 전개되리라 넘겨짚기 십상이지만 마술피리는 상식을 깨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작품이 이렇게 구성된 데에는 대본을 작성한 시카네더가 당시 공연된 비슷한 가극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마술현상 대신 철학적 가극을 쓰게 되었다는 설과 모차르트가 대본을 바꾸어 한층 높은 정신적

지평을 다루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아무튼 대본상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마술피리는 모차르트

음악을 통해 완벽한 오페라로 탄생하게 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도 마술피리를 극찬했고, 마술피리 제2부를 쓰기까지 했으나 완성시키지 못하고 단편

으로 남겼다. 마술피리는 당대 모든 음악적 양식을 집약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파파게노는 민요풍의

노래를, 타미노는 카스트라토적 달콤한 테너의 노래를, 갑옷 입은 남자들은 바흐의 코랄을 부른다.

 

그리고 승려의 합창은 글룩의 오페라 합창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바로크 오페라에서

전형적인 d단조를 분노와 복수의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자라스트로가 등장할 때는 당시 비엔나의 계몽주의 비밀 결사단체인 프리메이슨의 집회소에서

사용되던 목관악기와 트롬본으로 초자연적 광휘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모차르트는 마술피리를 통해

당대의 모든 음악적 양식을 더 높은 수준으로 조화시켜냄으로써 대본적인 결함을 음악적인 통일성으로

완벽하게 보충하였다.

 

 

<줄거리>

 

때: 기원전 1000년경 이집트왕 라머세즈 1세의 통치기간

곳: 이집트 이시스와 오리시스의 신전 부근

초연: 1791년 9월 30일 빈

연주시간: 서곡 약 7분, 제 1막 약 1시간. 제 2막 약 1시간 10분, 총 2시간 17분

등장인물: 자라스트로(B), 왕자 타미노(T), 대변자(B), 승려(T, B, B), 밤의 여왕(S),

여왕의 딸 파미나(S), 여왕의 시녀(S, S, MS), 파파게노(B), 파파게나(S), 모노스타토스(T),

동자(S, S, MS), 무장한 남자(T, B) 등  

 

제1막

눈부시게 화려한 사냥복을 입고 등에는 활을 찬 어느 나라의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의 궁전을

둘러싼 산길에서 구렁이에게 쫓기고 있다. 암시가 많은 이 오페라는 이렇게 시작된다. 타미노가

끝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궁전의 문이 열리고 밤의 여왕의 세 시녀가 은색의 창을 들고 나타나

구렁이와 맞싸워 구렁이를 창으로 찔러 죽인다.

 

승리한 시녀들은 옆에 쓰러져 있는 멋있는 타미노에게 마음이 끌려, 서로가 눈치를 보며 자기가

타미노를 돌보겠다고 싸운다. 하지만 결국은 타협을 하고 세 명 모두 궁으로 들어간다. 타미노가

정신을 차리고 조심조심 주위를 둘러본다.

 

멀리서 피리 소리가 들려오면서, 수많은 새가 들어 있는 큰 새장을 짊어지고 온몸에는 새털을 묻힌

채 양손에는 빵으로 만든 피리를 든 이상한 차림의 파파게노가 다가온다. 파파게노가 민요풍의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르자, 그때까지 나무 그늘에 숨어 있던 타미노가 말을 건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모습도 모르는 파파게노는 외로운 몸으로, 새 사냥을 생업으로 하고 있으며,

새를 여왕에게 가져다주고 그 대신 음식들을 받아 살아간다고 했다. 그러나 말이 지나쳐 자신이

천하장사라고 거짓 힘자랑을 하게 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타미노는 파파게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것으로 믿고, 구렁이를 물리쳐 준 데 대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을 때, 조금 전의 시녀 세 명이 다시 나타나 거짓말을 한 파파게노의 입에 자물쇠를

채워 버린다. 그리고 타미노에게 여왕의 딸의 초상화를 건네준다.

 

초상화를 본 타미노는 곧바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림속의 여인을 동경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 그녀를 칭송하고 사랑을 호소하지만 그림 속의 여인인 파미나는 어느 날 악마에게

유괴당했다고 시녀들이 말하자, 타미노는 그녀를 구해내겠다고 다짐한다.

 

그 때 천둥소리와 함께 무대가 바뀌며 밤의 여왕의 호화스러운 방이 나온다. 여왕은 별장식으로

꾸며진 왕좌에 앉아 타미노가 딸을 구해 주면 파미나는 영원히 그의 여자가 되리라고 엄숙하게

약속하고 사라진다. 꿈꾸듯 황홀한 기분으로 듣고 있던 타미노는 이것이 현실임을 깨닫고 반드시

파미나를 구해내겠다고 결심한다. 한편, 파파게노도 입에 채워진 자물쇠가 열리자 다시는 거짓말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시녀들은 타미노에게는 금피리를, 동행하기를 거부하는 파파게노에게는 은종을 주어, 위험할 때

사용하라고 일러주고,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위험천만한 여행길인 자라스트로 신전을 향해 출발

한다. 자라스트로가 사는 성 안의 호화스러운 이집트풍 방. 세 명의 노예가 떠들면서 일하고 있다.

 

들은 파미나가 추잡한 몰골인 모노스타토스로부터 도망친 것이 잘한 일이라고 기뻐하고 있는데,

모노스타토스가 파미나에게 채울 쇠사슬을 가져오라고 호령한다. 파미나의 도망은 실패로 끝난다.

 

모노스타토스는 얼굴도 검지만 마음도 검었다. 노예들에게 끌려나온 파미나에게 모노스타토스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걸지만, 그래도 파미나의 마음이 변하지 않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파미나는 정신을 잃고 소파에 쓰러진다.

 

그때 파파게노가 창밖에 나타나 파미나가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모노스타토스와 얼굴을 마주친

서로의 모습에 놀라 허둥지둥 도망친다. 그 후 파파게노는, 세상에 검은 새가 있는 것처럼 검은

사람도 있으려니 생각하며 돌아와 파미나가 밤의 여왕의 딸임을 확인한 후 지금까지의 자초지종을

말하고 둘이서 여왕의 궁전으로 도망치자고 한다.

 

무대가 바뀌어 신성한 숲 속. 중앙에 ‘知의 신전’, 오른쪽에 ‘이성(理性)의 신전’, 왼쪽에 ‘自然의

신전’이 보인다. 은빛으로 빛나는 야자 잎을 손에 든 세 명의 소년에게 타미노가 이끌려 나온다.

 

소년들이 사라지고 타미노가 파미나를 구해내기 위해 신전의 문을 열려 할 때, 안에서 ‘물러 서라’

하는 엄한 소리가 들려와 타미노는 뒤로 물러난다. 안에서 변사가 나와 타미노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본다. 이 때 타미노는 자라스트로가 악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우호적으로 성당에 안내

되어 성스러운 곳에서 영원한 동지가 될 것을 약속한다. 이와 함께 파미나가 아직도 살아 있음을

알고서 기뻐한다. 마술피리의 힘을 빌려 파미나를 구해내고자 온힘을 다해 피리를 부니, 멀리서

파파게노의 피리가 답을 한다.

 

파미나를 구출한 파파게노는 타미노의 피리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달려오던 중, 모노스타토스가

뒤를 쫓아오자 은종을 흔든다. 이에 모노스타토스와 노예들은 갑자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대며

법석을 떨더고서 사라져 버린다.

 

갑작스레 트럼펫과 팀파니의 격렬한 행진곡이 시작되고 "자라스트로 만세"라고 소리치는 대합창이

울려 퍼지며 자라스트로가 6 마리의 사자가 끄는 개선차를 타고 나타난다. 파미나는 무릎을 꿇고,

자신이 도망치려고 했던 것은 모노스타토스의 추악한 유혹 때문이었다고 고백하며 용서해 달라고 

빈다. 이에 자라스트로는 기분 좋게 용서해 주며 파미나의 어머니는 거만한 여자이기 때문에 만일

파미나를 그녀에게 맡기면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노스타토스가 타미노를 데리고 들어와 시치미를 때고 자라스트로에게 칭송의 말을 하려고 하자,

자라스트로는 모노스타토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태형의 형벌을 내린다. 또한, 사랑하는 두 사람

에게 더욱더 시련을 주기위해 거친 천을 머리 위에 씌운다.

 

제2막

 

무대는 야자나무가 무성한 숲. 야자 잎을 손에 든 승려들을 거느리고 자라스트로가 엄숙하게 등장.

자라스트로는 승려들과 서로 문답을 하며 타미노가 시련을 받고 싶어 함을 알린다. 일동의 허락을

얻은 자라스트로, 기도를 올린다. 황량한 풍경으로 바뀐 무대. 쓰러진 원기둥과 피라미드의 황폐한 성.

 

한밤중에 피리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타미노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파파게노를 돌보고 있다.

횃불을 든 승려들이 나타나, 타미노가 시련을 받을 결심이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또한 파파게노

에게도, 그에게 어울리는 처녀를 자라스트로가 데리고 있으므로 이 시련을 무사히 이겨내면 너의

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 주며, 싫어하는 파파게노를 설득하고 사라진다.

 

그때 세 명의 시녀가 나타나 둘을 집요하게 유혹하지만, 타미노는 승려의 가르침대로 침묵을 굳게

지킨다. 무심코 말을 하려다가 타미노로부터 주의를 받고 파파게노는 위기에서 벗어난다. 세 명의

시녀는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는 사이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더욱더 가혹한

시련을 받기 위해 눈가리개를 한다.

 

 

무대는 바뀌어, 아름다운 정원의 정자 안에 잠들어 있는 파미나. 정념에 불타는 모노스타토스가

다가오고 있다. 그때 피리 소리와 함께 나락에서 밤의 여왕이 나타나자 모노스타토스는 몸을 숨긴

채 모녀의 대화를 엿듣는다. 복수심에 불타는 여왕, 파미나에게 단검을 주면서 자라스트로를 죽일

것을 명령하고나서 사라진다.

홀로 고민에 빠지는 파미나. 모노스타토스가 다가와 단검을 빼앗고는 그녀에게, '만약 지금 엿들은

말을 자라스트로에게 일러바치면 네 어머니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 협박하며 자기에게 오도록

지시한다. 그녀가 단호히 거부하자 화가 난 모노스타토스는 단검으로 파미나를 죽이려 한다. 그 때

자라스트로가 나타나 모노스타토스를 쫓아버린다. 다시 무대가 바뀌고, 파파게노는 타미노의 경고

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다. 이때 어떤 노파가 물을 가지고 나타나 파파게노에게 말을

건넨다. 이 노파는 파파게노가 사랑하는 여인인 파파게나가 변장한 것으로서, 그 노파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는 파파게노라고 말하자, 파파게노는 깜짝 놀라며 앞으로 자신은 한 마디도 하지

않겠다고 타미노에게 약속한다. 이 때 세 명의 소년이 공중선을 타고와 먹을 것을 놓고 사라진다.

 

파파게노는 곧장 음식물에 달려들고, 타미노는 피리를 불자 그 소리를 듣고 파미나가 나타난다.

하지만 타미노는 침묵을 지키고, 파파게노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파미나는 실망하며 사라진다.

타미노의 행동을 기특히 여긴 자라스트로는 타미노와 파미나를 만나게 해 주지만, 더욱더 힘든

시련을 주기 위해 두 사람을 다시 헤어지게 만든다.

 

한편, 파파게노는 후회하며 타미노를 찾고 있는데, 때마침 변사가 나타나 파파게노에게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말한다.

 

술을 받아 마신 파파게노, 유명한 아리아를 부른다. ‘파파게노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아가씨. 만일 원하는 것을 정말로 얻게 되면 천국에 있는 기분일 거야...’ 그때 조금 전의 노파가

나타나 파파게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손을 내밀자, 파파게노도 마지못해하며 손을 내민다.

 

그 순간 노파는 젊은 아가씨 모습의 파파게나로 변한다. 기뻐 어쩔 줄 모르며 파파게노가 그녀를

껴안으려고 하자, 변사가 나타나 파파게나를 데리고 사라져 버린다. 한편, 작은 정원에선 3 명의

소년이 파미나를 지켜보고 있다.

 

파미나는 거의 미친 듯이 손에 든 단검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세 명의 소년이 한사코 이를 만류

하며 타미노는 파미나를 사랑한다고 귀뜸해준다. 무대는 바뀌어, 큰 바위산. 요란한 소리를 내는

폭포와 불길이 솟아오르는 산이 있다. 타미노는 갑옷을 입은 두 사내의 안내를 받으며 나온다.

 

타미노는, 다음에 맞이할 시련은 매우 험난한데 이를 이겨내면 심신이 깨끗해질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 때 파미나가 나타나 둘이 함께 시련의 길을 극복하자며, 불, 물, 바람, 천둥 사이를

뚫고 나아간다. 타미노는 피리를 불고 팀파니가 약하게 반주된다. 마침내 고난의 시련을 이겨낸

두 사람은 승려들의 합창 축복을 받으며 신전을 향해 들어간다.

 

장소가 바뀌면서, 파파게노가 파파게나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비관한 나머지 목을 매려고 할 때,

명의 소년이 나타나 그를 구해주며 종을 울리라고 한다. 파파게노가 종을 높이 들고 흔들자

소년들이 공중선에서 파파게나를 데리고 온다.

 

파파게노와 파파게나는 유쾌하게 웃으며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한다. 한편, 밤의 여왕과 세 명의

시녀는 모노스타토스의 안내로 복수를 위해 신전 안으로 몰래 들어가지만, 이 때 천둥과 번개,

폭풍우가 사납게 몰아치며 일행은 지옥으로 떨어진다.

 

이윽고 환한 빛이 비치는 태양의 세계. 자라스트가 의연히 서 있고, 승복을 입은 타미노, 파미나,

그리고 승려들이 이지스 신, 오지리스 신을 칭송하는 장대한 대 합창 속에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줄거리 대강>

 

숲으로 사냥을 하러간 왕자 타미노는 뱀에게 쫓기게 되는데, “밤의 여왕”의 세 시녀가 나타나

그를 구해준다.

마침 딸 파미나를 빼앗기고 고통에 빠져있던 밤의 여왕은 타미노가 자신의 딸을 구해올 거라

여기고 타미노와 마치 방자와 같은 새잡이 '파파게노'를 함께 보내며 두가지 무기를 준다.

하나는 마술피리이고 하나는 마술종이었다.

타미노는 잡혀 있는 파미나와 만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그 악당을 존경하고 있다.

그녀를 붙잡아간 자라스트로는 악당이 아니라 그녀를 보호하고 있던 賢者였다. 자라스트로가

지배하는 “태양의 나라”는 이상향이었다.

타미노와 파미나는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합을 원하지만 여기엔 시련이 필수적으로 따른다.

몇가지 의식을 통과해야만 한다. 두 사람은 기꺼이 이것을 감수한다. 이 시련의 과정은 당시

모차르트가 관여했던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결사 단체를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나타나 방해하려던 밤의 여왕이 결국 악의 화신이었으며, 결국 파멸한다.

 

 

모차르트 시대의 뮤지컬 [마술피리]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마술피리] 극의 구조가 옛날 이야기나 오늘날 TV 드라마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죠. 아름답고 품위 있고 진지한 주인공 커플(파미나/타미노)의 러브 스토리 곁에서 볼품없고 우스꽝스러운 조연 커플(파파게노/파파게나)이 방자와 향단이처럼 개그를 펼치는 것이 기본적인 틀입니다. 거기에 여주인공의 괴팍하고 파워풀한 어머니(밤의 여왕)가 등장해 남자 주인공의 후견인이나 다름없는 성주() 자라스트로와 대결을 벌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마술피리]의 음악이 모든 장르를 다 섞어놓은 종합선물이라는 점입니다. 모차르트 걸작 오페라 세 편이 일관성 있는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을 택한 것과는 달리 그의 마지막 오페라인 [마술피리](1791년 9월 30일 빈 프라이하우스 극장 초연)에는 소박한 가곡, 익살스러운 민요, 진지한 종교음악, 화려한 이탈리아 오페라 스타일이 고루 섞여있습니다. 그래서 오페라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도 편안하고 다채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지요.

사실 모차르트 당대에는 오페라라기보다는 뮤지컬에 가까운 작품이었답니다. 특히 초연 당시는 풀리지 않는 고대의 수수께끼나 주술과 마법이 크게 유행하던 시대여서, 뛰어난 흥행감각을 지닌 대본작가 에마누엘 쉬카네더는 환상적인 요소로 가득 찬 핀란드 동화집 속의 고대 이집트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마술피리] 대본을 썼답니다.

그 무렵 모차르트는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후원하던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가 세상을 떠났고, 새로 즉위한 황제는 모차르트 오페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또 ‘3대 걸작 오페라’의 대본을 전담했던 유명작가 로렌초 다 폰테까지 여자 문제로 오스트리아에서 도망쳐, 더 이상 흥행이 보장되는 대본을 써 줄 작가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기 때문에 빚 독촉에 시달리기도 했지요. 그때 친구 쉬카네더가 모차르트에게 서민극장용 징슈필 작곡을 부탁했고, 모차르트의 간절한 소망대로 [마술피리]는 초연 극장에서 100회가 넘게 공연되면서 그의 오페라들 중 가장 훌륭한 흥행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두 달도 채 안 되어 모차르트는 병석에 누웠고, 그해 12월 5일에는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답니다. 병상에 누운 채 모차르트는 저녁마다 시계를 쳐다보면서, “아, 지금은 파파게노가 등장할 시간이야.” “이제 주인공 두 사람은 물과 불의 시련을 다 통과했겠군.” 하고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을 깊이 사랑했던 것이겠지요.

 

왕자의 미션과 프리메이슨의 이상

 

[마술피리]의 줄거리는 상당히 길고 복잡하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왕자는 마술피리를 받아 들고 여왕의 딸인 공주를 구하려 갑니다. 갈 때는 공주를 가둔 남자가 악당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여왕이 악당이고 공주를 데리고 있는 남자는 의로운 철학자입니다. 왕자는 그 철학자 세계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함께 간 새잡이 파파게노와 함께 침묵수행을 하고 나중에는 공주와 함께 물과 불의 시험을 통과합니다. 짝이 없어 슬퍼하던 파파게노도 자기에게 꼭 어울리는 파파게나를 만나 행복해지고, 밤의 여왕의 세계는 무너집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하는 남녀가 갖가지 시험과 고초를 통과해 마침내 결혼에 이르는 ‘고대 시련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모차르트는 이 스토리 속에 당시 자신이 가입하고 있던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이상을 엮어 넣었습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 석공들의 동업조합에서 비롯된 근세 유럽의 남성 엘리트 비밀결사를 뜻하는데, 당시 모차르트가 살던 빈의 학자, 예술가, 계몽귀족들은 자유, 평등, 박애의 인본주의 사상과 관용의 정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 프리메이슨에 참여해 그들끼리 은밀한 모임을 가졌답니다.

 

밤의 여왕은 타미노 왕자에게 마술피리를 주며 자신의 딸을 구해달라고 요청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현명한 지도자 자라스트로의 성은 바로 이 프리메이슨의 세계를 구현한

곳으로, 지혜와 이성과 자연이 삼위일체를 이뤄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절도있는 삶의 길을 가르쳐주는

세계이다. 오페라에서 자라스트로와 합창단이 부르는 엄숙한 노래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여!’는 삶과

죽음을 주관하는 이집트 신과 여신에게 바치는 노래이며, 실제로 프리메이슨 단원들은 고대 이집트의

종교의식 및 상징에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음악이 인간을 조화로운 세계로 이끈다

 

고결한 마음과 인내심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주인공 타미노와 파미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복과 자식 얻는 기쁨을 노래하는 희극적인 주인공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이 두 커플의 대비는 이 오페라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타미노 왕자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물과 불의 시련을 통과할 때 파미나는 마술피리의 유래를 이야기하며 그 피리소리로 왕자를 이끌어줍니다. 그 피리는 마법사였던 파미나의 아버지가 천 년 묵은 떡갈나무를 베어 만든 주술적인 악기로, ‘음악이 인간을 조화로운 세계로 이끈다’는 철학의 상징입니다.

이성의 세계(자라스트로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치르는 데 ‘마술’피리가 도움을 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성이 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세계(밤의 여왕의 세계, 마법의 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음악의 궁극적인 이상’임을 모차르트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마술피리] 대본에는 여성을 비하하고 인종을 차별하는 내용이 들어있어 종종 비난을 받습니다. 이 책임은 당시 시민계층 관객의 입맛을 맞추려 한 대본작가 쉬카네더에게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실제로 당시 작품 제작에 관련된 기록을 보면, 쉬카네더가 대본에 넣어놓은 저급한 유머들을 모차르트가 화를 내며 상당부분 빼버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술피리]의 우스꽝스러운 조연

캐릭터 파파게노

  파파게노와 파파게나가 2중창 'Pa-pa-pa'를 부르는 장면

 

이 작품이 초연된 1790년대 독일 라인란트지역 공화주의자들은 프랑스 대혁명(1789)과 이 오페라를 연관시키는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밤의 여왕’은 전제군주 루이 16세를 상징하며, 타미노 왕자는 민중을, 파미나 공주는 자유를 상징한다는 해석이었지요. 그러니까 이 오페라의 핵심사상은 새로운 입법을 통해 민중을 전제정치에서 해방시킨다는 것으로, 이런 작품 해석은 모차르트와 대본작가 쉬카네더를 ‘자유의 투사’로 격상시켰습니다. 그러나 군주제를 옹호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 작품을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밤의 여왕’은 자코뱅파 급진주의를 상징하고 그 딸인 파미나는 공화국의 상징이었습니다. 전제군주 정치의 상징인 타미노 왕자가 공주를 구출하는 것은 공화국을 살려내 제정시대로 되돌린다는 의미였지요. 그러나 모차르트와 쉬카네더는 이런 상반된 해석 중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오페라의 고향인 유럽의 음악학자들이 꼽는 모차르트 3대 걸작 오페라는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로, 모두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화려하고 세련된 희극 오페라들이다.

그에 비해 [마술피리]는 당시 외국어(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소박한 징슈필(Singspiel,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있는 독일어 노래극)이었다.

[마술피리]가 초연된 빈의 극장 역시 ‘소시지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장터에 줄을 서서 입장권을

사야 하는’ 서민적인 곳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왜 이 오페라는 공연 때마다 거의 티켓이 매진될

 

만큼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 징슈필(Singspiel)은 독일어 뜻 그대로 '노래로 된 연극'을 뜻한다.

18세기 후반 부터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독일어로 된 구어체 대사와 노래를 풍부하게 사용

했으며 희극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었다. 또한 민속적이고 소시민적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오페레타의 유행으로 쇠퇴했으나 18~19세기 독일 음악극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유괴], [마술피리]는 징슈필의 대표적인 걸작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차르트, 마술피리 [W. A. Mozart, Die Zauberflöte KV 620] (클래식 명곡 명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