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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의 시〈춘망(春望)〉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박근혜 최순실을 어찌 할까?

코알라 아빠 2016. 10. 25. 14:26

뉴스타파 - 최순실+박근혜 '40년 우정' 동영상

國破山河在 - 두보(杜甫) 〈춘망(春望)〉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나라는 깨졌어도 산하는 그대로 남아
성안에 봄이 오자 초목만이 무성하다
시절을 느꼈음일까 꽃들도 눈물을 뿌리고
이별이 서러운가 새들도 놀란 듯 울음 운다
국난을 알리는 봉홧불 석 달 동안 끊이지 않고
집 식구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편지는 만금 값에 해당할 정도로 귀하니 
초조한 기다림에 흰머리 긁어 대 더욱 짧아지니
아예 비녀조차 이기지 못하는구나


고려 말 충신 길재(吉再)는 이렇게 읊었다. "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 여기서 태평연월(太平烟月): 살기 좋은 시절을 뜻한다. 세월이 흘러 사람은 가도 자연은 그대로

남아 있고,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도 산과 강은 그대로 남아있는 법이라고 했는데, 이 천방지축

박근혜 퇴임 이후의 우리나라 모습은 어떨지 매우 걱정스럽고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박근혜에게 과연 영혼이 있을까? 혹시 이미 무덤 속에 백골이 진토돼버린 최태민이란 지난날의

괴목사에게 저당잡혀버린 건 아닐까 하고 두려워지는 요즘 문득 선인들의 시가 읽고 싶어진다.

 

시성(詩聖) 두보가 위 시 춘망을 지은 때는 당(唐)나라 현종(玄宗) 말기이다. 현종 34년(755년)

'황제 주변의 간신배들을 토벌한다(청군측(淸君側)', 즉 왕의 주변을 깨끗이 하겠다는 는 명분으로

중요한 북쪽 극경 수비를 맡고있던 안녹산은 난을 일으킨다. 파죽지세로 남하, 낙양을 점령하고서

대연황제(大燕皇帝)를 칭하더니 이듬해 7월 수도 장안을 공격한다. 현종은 제위를 태자 이형(李亨)

에게 양위하고 장안을 버리고 촉(蜀, 사천)으로 몽진한다. 현종의 뒤를 이어 즉위한 태자 이형이

바로 숙종(肅宗)이다.

당시 43세의 늦은 나이로 미관말직에 오른 두보는 그럭저럭 안정된 생활을 꾸려갈 수는 있었지만

난을 피해 장안에서 탈주하여 여기저기 피난을 다니던 중 영무(靈武)에서 반군의 포로가 되고 만다.

하지만 벼슬이 높지 않았고, 남달리 겉늙어 보이는 외모 때문에 허약한 노인으로 여겨져 별 고충을

겪지 않고 장안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머물 수가 있었다. 장안에 머물면서 전란으로 쑥대밭이 되어

버린 황량한 장안 거리 풍경을 목격한 두보는 화려하고 웅장했던 수도 장안이 폐허로 변해 버린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며 이 시를 쓰게된다.


한때 아시아 각국은 물론 멀리 페르시아, 사라센 등지에서 온 외교 사절과 상인들로 북적대던  장안.
이 시의 둘째 연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하나는 꽃과 새를 의인화

하여 ‘때를 느꼈는지 꽃도 눈물을 뿌리고, 이별이 서러운지 새도 놀란 듯 운다.’로 해석할 수 있고,

또 하나는 자신이 꽃과 새를 보고 느낀 감정을 그린 것으로 ‘때를 느끼니 꽃만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이별이 서러워 새만 보아도 놀란 가슴이 된다.’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