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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미국 음악시장을 뒤흔들었던 곡 "We are the world"

코알라 아빠 2016. 11.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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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 모습. 왼쪽부터 퀸시 존슨, 디온 워윅,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라이오닐 리치.

꼭 30년 전 미국 음악시장을 뒤흔든 히트곡은 무얼까.
 
1986년 2월 25일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28회 그래미상 시상식을 잠시 들여다보자. 그래미 어워드는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가 1년간의 우수한 레코드와 앨범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
이날 행사는 캐니로저스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마이클 잭슨, 라이오닐 리치, 필 콜린스 같은 대스타가 직접 나왔다.
30년 전 그 해의 최고 화제곡은 <We are the world>였다. 1980년대는 마이클잭슨, 그룹 토토, 티나 터너, 크리스토퍼 크로스 등 팝과 록 분야에서 활동한 스타들이 그래미상을 독식했다.
그러나 1986년에는 달랐다. 이른바 ‘떼창’인 <We are the world>가 그래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노래로 4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 남아프리카 기근 구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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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7월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열린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Glny4jSciVI&feature=player_detailpage

 

<We are the world>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해 전 1985년 7월 Eastern Daylight time(미국의 동부 여름시간)으로 오전 7시 정각에 펼쳐진 역사적 콘서트 Live Aid를 빼놓을 수 없다. 영국의 웸블리 경기장과 미국 필라델피아 J.F.케네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세기의 공연은 16시간 동안 인류를 하나로 모았다. 세계 160여 개국 20억 인구가 TV 생방송으로 지켜본 이 콘서트는 과거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능가하는 대규모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기획한 이는 밥 겔도프(Bob Geldof). 붐타운 래츠의 보컬리스트인 그는 에티오피아의 잔혹한 참상을 보고 가까운 아티스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뜻에 동참한 36명의 영국 록 스타들이 모여 들었다. 그가 Ultravox의 보컬리스트 밋지 유르(Midge Ure)의 도움으로 쓴 <Do they know it’s christmas?>라는 곡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24시간의 리허설 후 완성된 이 곡은 198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매돼 전세계를 감동시켰고 연말 내내 거의 모든 라디오 방송에서 하루 평균 7~8회 전파를 탔다고 한다. 350만 장 이상의 싱글 판매고를 세워 1997년 엘튼 존의 다이아나비 추모 싱글 <Candle in the wind>(500만장) 발매 이전까지 영국 내 최다판매 싱글 기록을 세웠다.

 
이 일은 미국의 아티스트들을 자극시켰고 그룹 코모돌스의 라이오닐 리치와 마이클 잭슨이 <We are the world>를 작곡하기에 이른다. 70~8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 가수들이 모조리 참여했는데 <Do they know it’s christmas?>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 신디 로퍼, 밥 딜런, 퀸시 존스, 레이 찰스, 케니 로저스, 제임스 잉그럼, 티나 터너, 빌리 조엘, 다이애나 로스, 디온 워웍, 월리 넬슨, 알 재로, 브루스 스프링스틴, 케니 로긴스, 스티브 페리(그룹 저니의 보컬리스트), 홀 앤 오츠, 휴이 루이스 등이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삽시간에 미국과 세계 순위차트를 정복했고 결국 1985년 7월 거대한 자선공연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We are the world>는 2010년 25주년을 기념하여 재결성됐다. 2010년 아이티 지진의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기획되었는데 여전히 호화 멤버들이 녹음에 참여했다. 저스틴 비버, 자넷 잭슨, 제이미 폭스, 핑크, 셀린 디온, 토니 베넷, 카를로스 산타나, 어셔(Usher)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그러고 보니, <Do they know it’s christmas?> 역시 원곡이 나온지 30년인 2014년 11월 리메이크 버전이 출시됐다. ‘밴드 에이드 30’이란 프로젝트로 발매됐는데, 30년전 에디오피아 난민을 위한 기금마련이었다면 이번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팝스타들이 의기투합했다.
대부분이 젊은 영국 뮤지션이 참여했지만 지금은 노인이 된 할아버지 스타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밥 겔도프는 벌써 63살이 됐고, 프레디 머큐리 사후에도 꾸준히 월드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그룹 Queen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 한때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된 U2의 보컬 보노(Bono)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로저 테일러와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U2의 보노는 꾸준히 아프리카 구호와 자선사업을 벌여가고 있다.

1986년 그래미 어워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전년도 최우수 남성 팝 보컬리스트상을 수상했던 필 콜린스는 앨범 《No Jacket Required》로 ‘이 해의 앨범상’을 탔다. 또 뛰어난 가창력으로 데뷔초기 이미 신인 범주를 벗어났던 휘트니 휴스턴이 <Saving All My Love For You>로 ‘최우수 팝 여성보컬상’을 수상한 해가 바로 1986년이었다.
이 노래는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에서 1위에 올랐고 여러 나라에서 10권에 올랐다. 휘트니의 첫 1위곡이다. 싱글만 3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 곡의 원곡은 1979년에 마릴린 맥쿠(Marily McCoo)와 빌리 데이비스 주니어(Billy Davis Jr)가 불렀다.
 

 
<Night Shift>로 보컬 듀엣이나 그룹에게 수상하는 R&B 연주 부문에서 그래미를 수상한 코모돌스(Commodores)는 이 수상이 정말 반가운 수상이었다. 왜냐하면 이 베테랑 그룹은 라이오닐 리치가 탈퇴한 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돈 헨리(Don Henley)의 <The Boys of Summer>는 ‘최우수 남성 록 가창상’을 수상했고 85년 그래미 수상자 티나터너(Tina Turner)는 영화 ‘매드 맥스’ 삽입곡 <One of the Living>으로 또다시 ‘최우수 여성 록 가창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