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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려진 미니스커트 경제학

코알라 아빠 2019. 11. 3. 11:29


잘못 알려진 미니스커트 경제학© 뉴스1

미니스커트는 경기 불황기에 유행한다는 것은 널리 퍼졌던 상식이지만 잘못된 지식이라는 게 저자의 연구 결과다.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학자인 G. 테일러는 헴라인 지수 이론을 통해 불황기엔 긴 스커트, 호황기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고 정식화했다.

그는 경기가 좋을 때는 여성들이 고급 실크 스타킹을 드러내기 위해 스커트를 짧게 입고, 경기가 나빠지면 값비싼 스타킹을 사기가 어려워 긴 스커트가 유행한다고 정식화했다.  

이때 스타킹은 실크로 만들어져 매우 비쌌다고 한다. 그는 호황기엔 미니스커트, 불황기엔 롱스커트가 유행한다고 정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2차 세계대전후 나일론 스타킹이 보급되면서 테일러 이론은 보편성을 잃어버렸다. 

이후 어쩌다가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불황기엔 저비용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미니스커트, 호황기엔 롱스커트라는 등식이 퍼졌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실증에 들어간다면, 미니스커트 유행기 주가지수는 평균 1328.63, 미디스커트 유행기는 785.67, 롱스커트 유행기는 496.50였다고 말한다.

매슬로 욕구 이론에서 보더라도 불황기에는 배고픔 같은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가 강하게 발현되지만 호황기에는 집단 소속 욕구, 자아존중 욕구, 남과 차별되는 욕구를 드러내기 쉽다. 불황기엔 신체를 숨기는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담는 패션 이론서이자 패션 경제서이다. 아울러 패션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를 포괄하는 역사서다.

그렇지만 전혀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질문들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1부 '미니스커트의 경제학'에선 유행 문제를 다루는 '유행의 춘추전국시대', 패션의 가격을 다루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 베블런 효과', 패션과 연령을 다루는 '사회 중앙 연령값이 패션 방향을 결정한다' 등이 소주제다.

2부 명품의 경제학에선 '3만달러 시대의 명품 소비', '왜 보테가 베네타가 좋은 거지'. '동양은 명품 천국?' 등 흥미로운 명품 관련 주제들을 다룬다.

3부 룩(LOOK)의 경제학에서는 청담동 며느리 룩, 트위드 슈트 샤넬룩, 헵번 룩, 히피 룩 등이 소재로 언급된다.  

◇잘못 알려진 미니스커트 경제학 / 김희선 지음 / 북마루지 / 1만8000원